-1001
바로 이전의 삶이다
들꽃 장식의 가벼운 문을 열고 10계단을 박자맞춰 내려간다
기분이 나름 좋다
내려가기전 병언씨에게 인사를 하였는데
아래쪽 금속 문앞에도 그가 다시 나타나 또 인사를 한다
가벼운 금속문을 열고 들어가다가
바닥에 깔린 천이 문에 찡겨 밀리는 것을 보았다
개의치 않고 그냥 들어간다
오른쪽에 1번부터 보이고 왼쪽에 마지막 1001번이 보인다
그럼 지금 삶은 1002번인가
거기에 들어가볼까 생각중인데
불이 깜빡거려 들어가보기로 한다
문이 갑자기 검은색 벨벳 천 커튼으로 바뀌어 열어젖혀본다
여성 화가의 모습이 잠깐 보이고
이어서 어두워진다
어두운 물속 같기도 하다
물속에서 죽은걸까
무서운 형체들이 보이고 잡아당기는것 같기도하다
수면위 바깥에 자동차를 하나 보았다
어두운 밤 저수지같다
같은 생의 다른 시절을 떠올리려고 해도 안떠올라
그냥 나오기로 한다
천경자의 모습이 살짝 스쳐지나간다
나오기 전에 좋은 기운을 살짝 빌어주고
문을 나와 다시 올라왔다
